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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제민일보] 슬프도록 아름다운 '기억'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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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성은 작가 '제주해녀마을'흑백사진전
2000~2006년 촬영…12월 20일까지 비아아트제주

"휘이~이 휘~이이"

순간 숨이 멈춘다. 아예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한 번 들어본 사람은 잊지 못하는 생명의 소리다. 그 소리를 사고 시간은 하고 싶은 것 많은 여성 다큐멘터리 작가가 그만 우도에 발이 묶였던 10여 년 전으로 돌아간다.

비아아트 제주에서 진행되고 있는 '제주해녀마을 : 이성은 흑백사진전'이다. 제주아트페어 기회전으로 마련됐지만 이 전시만큼은 다음달 20일까지 전시장을 지키고 있다.

이성은 작가가 흑백 앵글에 담은 해녀들의 얼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볼 때 마다 가슴 깊은 곳에서 아픔이 치밀어 오른다. 오래 참은 숨 같은 통증이다. 이 작가의 목소리도 떨린다. "지금 이 할머니는 이 세상에 안 계세요. 이 자리도 이제 없어요" 그나마 사각 프레임에 담겼으니 망정이지 그저 잊혀 졌을 기억들이 기록으로 남았다.

단순히 기록 작업을 했다면 전해지지 않았을 느낌은 이 작가가 오랜 시간 해녀들과 부대끼며 삶을 공유했기 때문에 가능했다. 눈을 감아도 앞에 바다가 보이고, 할머니들의 거칠지만 정겨운 입담은 늘 귓가에 맴돈다. 생과 사의 경계를 오르내리는 해녀들이다. 카메라 앞에서 거침이 없으나 '슬프도록 아름다운' 표정들이다.

2000년부터 2006년까지 우도에서 작업한 사진 중 17점을 골랐다. 해녀들이 직접 적은 손글씨 이야기 3점도 함께 소개되고 있다.


고 미 기자 popmee@hanmail.net